집터로 구한 땅 주위에 묘가 있다면 꺼림칙하기 마련이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모 대통령의 집터가 무덤을 옮기고 지은 곳이라
즉, 본래 산사람 자리가 아닌 죽은 사람의 자리였기에
불상사가 생겼다는 풍문도 있다.
애써 구한 땅 주위에 묘가 있다면 체념해야 할까?
우리나라는 비보(裨補) 풍수가 상당히 발달하였고,
광화문 앞의 해태상이나 숭례문의 현판을 통해
관악산의 화(火) 기운을 억제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비보에서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것은 나무!
귀신을 쫓는다고 알려진 나무를 통해 산사람의 자리임을 선포 할 수 있다.
느릅나무는 귀신을 쫓는다는 강력한 나무다. 너무 강해서, 집의 앞에 심으면 도움을 주는 귀신(조상신)도 통하지 못하므로, 집의 뒤쪽으로 심기를 권한다. 남향으로 앉은 집의 북서쪽에 빽빽이 심는 것이 이상적인 방법이다.
복숭아나무는 집 안에 심으면 느릅나무처럼 조상신도 쫓아낸다. 집 밖에 심어야 하며, 동쪽 담 가까이 심는 것이 정석이다.
대추나무는 집의 앞쪽(남서쪽)에 쌍으로 심는 것을 권하고,
회화나무는 문 앞에 심으면 잡귀가 물러가고,
중문(中門)에 3그루를 심으면 대대로 부귀를 누린다 했다.
그 외에도 음나무, 잣나무, 향나무 등등 귀신을 쫓는다는 많은 나무가 있다.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좌청룡이 없다면 복숭아나무(혹은 버드나무)로 보완하고, 남주작이 없다면 대추나무(혹은 매화나무), 우백호가 없다면 느릅나무(혹은 치자나무), 북현무가 없다면 능금나무(혹은 살구나무)를 심어서 보완할 수 있다고 했으니,
나무 심기는 귀신도 쫓고 4대 수호신을 거느리는 일거양득의 지혜는 아닐까?
본시 명당이란 발견해서 차지할 수도 있겠지만,
가꾸어서 명당이 될 수도 있는 법.
사람도 태어나면서 품성이 좋은 사람이 있겠지만,
살아가면서 수신에 힘써 인격이 높은 사람이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
친구를 통해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나무가 집을 향하면 길택이요, 나무가 등을 돌려 자라면 흉택이다.
생기(生氣)가 도는 곳은 생명력이 왕성한 법.
동물이나 식물이나 훈기가 도는 곳을 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풍수가에게 묻지 않아도, 풍수 책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훈기가 느껴지는 자리, 마음에 드는 자리가 있음이니
머리로 찾지 말고, 가슴으로 찾으면 더 쉽게 보일 수 있다.